잠이 안 온다. 새벽 2시가 다 되어가는데 벌써 내일 아침 일어나야 하는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빠른 수면을 위한 촉진제로 넷플릭스에서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을 선택했다.
눈이 감겨야 하는데.. 영화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이 영화는 몇 해전, 뉴스 기사로 접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기사의 스토리보다는 사진이 눈에 더 들어왔었다.
버스킹 뮤지션의 어깨위에 편안하게 올라가 있는 고양이, '밥'
카메라는 주인공(제임스)가 고양이를 만나면서부터 고양이의 시선으로 화면을 전환한다.
아무 말 없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주인공을 바라보게 만든다.
불안한 제임스, 복잡한 도시, 방 안의 생쥐,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작은 생물들.. 모두가 거대하고 흥미롭다.
우연히 주인공의 집 창가를 통해 무단침입?한 고양이 밥은 나갈 생각을 안 한다.
제임스는 이 고양이의 주인을 찾아주려 노력하지만 찾지 못한다.
마약중독에 버스킹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는 제임스는 따라오는 고양이, 밥을 돌려보내지만
밥은 버스에 올라타며 제임스를 따라 함께 버스킹을 하며 살아간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스포가 될 수 있어 여기까지만 적어야겠다.
고양이, 밥의 시선으로 화면전환이 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
제임스의 치료되지 않은 중독성, 거대한 세상과 크게 울리는 소음...
그럼에도 불구하여 밥은 제임스를 신뢰하고 믿으며 조용히 제임스를 지켜본다, 아니 지켜준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너무나 두려운데 이 귀여운 생명체는 한 없이 너그럽고 사랑스럽다.
혼자 있는 제임스는 외롭고 춥고 나약해 보인다.
하지만 고양이 밥이 함께 한 이후로 희망을 생각하고 영화는 따뜻해진다.
'내 어깨위의 고양이 밥'은 품에 안고 싶고 껴안아 주고 싶은 영화다.
고양이 밥을 한번쯤 쓰다듬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4D 영화로는 나올 수 없을까?를 외치며 난 영화를 끝마쳤다.
비록 오늘 잠은 다 잤지만, 다시금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아, 나만 없어 고양이..
영화 마지막에 실제 주인공이 잠깐 나옵니다.
찾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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