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도착한 탓에 덕수궁에 들어가지 못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으며 반주를 할 생각에 안국역 근처로 향했습니다. 낮에는 걷다 보면 더워지는 날씨가 되었지만 해가지면 아직도 쌀쌀한 탓에 몸을 따뜻하게 해 줄 알코올이 살짝 필요했던 것입니다. 안국역 3번출구 근처의 밥집 행렬을 따라 구경을 하다 보면 작은 골목길이 보입니다.
그 골목길들을 구경삼아 걷다보니 고깃집, 밥집, 피자집 다양한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골목이 깨끗해서 걸어다니기 불편함은 없습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간단히 먹을 생각이기에 대림국수집을 선택했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이라 사람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다른 가게들보다는 조금 한산해 보였고, 20대 또래 친구들이 많아 보이는 술집, 혹은 밥집입니다.
너무 어두운 조명이 조금은 불편했지만 창가쪽에 앉아 골목에서 새어 나오는 빛으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차림표의 점심메뉴는 제공이 안된다는 안내를 받은 후 국수와 밥메뉴에서 주문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쌀쌀한 날씨탓에 온면과 닭고기가 들어간 덮밥을 주문하고 사이드 주문을 추가하고 소주 한 병을 시켜봅니다.
대림 국수가 맞은편엔 안국정이 있습니다. 사람이 제법 많아 보입니다. 창가 쪽에 앉으니 단점이 확연히 보입니다. 골목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의 담배냄새가 창문으로 들어와 나도 모르게 창문을 닫아버리게 됩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온면과 덮밥이 나옵니다.
큼직한 닭고기가 들어간 덮밥과 따뜻한 국물의 온면을 한 숟갈식 하니 몸도 풀립니다. 온면은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 베트남 쌀국수처럼 고수의 향은 아니지만 향신료의 독특한 향이 풍깁니다. 계란이 더해진 닭고기덮밥은 조금 짠 느낌이 있었지만 적당히 소스가 버무려져서 괜찮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온면은 향신료의 향만 넘길 수 있다면 칼칼한 느낌도 더해져서 소주와의 궁합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이드로 주문한 고로케와 닭가라아게가 나왔습니다. 둘 다 튀김류를 주문한 탓에 온면의 국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메뉴 선택이었습니다. 고로케는 그냥 감자튀김 고로케 정도의 맛이고 닭가라아게 또한 평범한 닭튀김입니다. 아쉬운 건 둘 다 같은 소스가 나왔고 느끼한 튀김과 마요네즈의 조합이라 개인적인 선호도는 불호였습니다.
가격은 저렴하고 가격만큼의 맛과 양입니다. 주문한 온면과 덮밥은 각각 7,500원이었으며 사이드로 주문한 고로케와 닭 가라아게는 각각 5,000원으로 부담이 없습니다. 소주는 한 병에 5천원입니다. 서비스는 사이드반찬이 전혀 없었다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느끼함에 김치 한조각이 먹고 싶었지만 온면의 국물로 느끼함을 달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촌 근처의 식당들은 방송에 소개된 맛집들이 제법 있는 듯 합니다. 몇몇 식당들은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기도 하고 티비방영된 광고도 있었지만 우리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조용한 곳을 택했습니다. 근데 식사를 다 마치고 생각해보니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가는 식당에서 먹을걸~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맛이 있진 않았고 먹고나서 속이 더부룩한 그냥 그런 한 끼 저녁을 해결한 대림국수였습니다. 국숫집이라 국수를 시켰는데 국수가 평범해서였는지, 덮밥이 짜서 그런 건지 사이드가 느끼해서였는지 아님 일본식 짠맛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였는지 함께 온 친구도 다음엔 다른 곳 가자!로 의견을 모으고 소주 한병을 마셨지만 한 시간 정도 앉아있다가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어두운 분위기가 좋다면 추천하나, 음식은 평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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