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로 떠나자는 결심은 하루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날이 흐려도 오랜만에 평일의 휴일이니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리포해수욕장은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곳입니다. 마치 장범준의 ‘여수밤바다’를 들으면 여수로 떠나고 싶은 마음처럼.
그전에 만리포 맛집은 알아두고 떠나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돌아오는 여행은 앙꼬 없는 찐빵이에요.
회보다도 가벼운 식사가 먼저 필요했고, 광고가 아닌 듯한 글들을 찾아보다가 만리포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너울횟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식객의 허영만 작가가 추천한 맛집으로 그냥 믿고 갈만 하겠다 싶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정했습니다.
만리포에 도착하면 해수욕장의 입구로 보이는 곳에 ‘만리포사랑 노래비’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노랫말과 함께 비석이 올라와 있는데 첫 구절인,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꿈을 싣고서~”를 읽자마자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자동으로 플레이됩니다. 아주 구성지고 앙칼진 목소리로 머리에서 울리는 ‘만리포 사랑노래’
바닷가근처는 제법 바람이 차갑습니다. 반팔을 입으려다 날이 흐려 긴팔로 입고 온 게 다행일 정도로 쌀쌀한 바람입니다. 해변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쭉 걸어 올라갑니다. 너울횟집으로 가는 길은 15~2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나옵니다.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만리포 펜션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바로 앞이 해변가라 전망도 괜찮을 듯하네요. 너울 횟집으로 가는 길은 조용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반대방향인 해변의 오른쪽 방향인가 봅니다.
익숙해지면 가까운 거리겠지만, 횟집을 찾아 쭉 걸어 올라가는 길은 좀 멀게 느껴졌습니다. 차를 가지고 오면 가까운 거리이지만 해변 근처에 주차를 하고 걸어오다 보니 살짝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 ‘너울횟집’이 있습니다. 입구 앞에 허영만 작가님의 싸인과 사진이 간판처럼 붙어있어서 찾기 쉽습니다. 근처에 주차할 곳도 제법 보이지만, 글쎄요~사람이 많은 주말이나 여름에는 주차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날이 흐린 평일엔 주차한 차가 1~2대밖에 없었습니다.
너울 횟집에서 주문할 메뉴는 미리 생각해 두었습니다. 전복죽과 해물칼국수.
전복이 실~하게 들어있고 해물이 풍성하게 나온다는 장점으로 별 고민 없이 주문했습니다.
포장마차 형식으로 지어진 너울 횟집은 바닷가가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습니다. 추우면 천막을 내리면 되고 더우면 올리면 되는 구조라 친숙하고 개방감이 있는 편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밑반찬이 올려졌고 가볍게 맛을 보니 밥반찬으로 맛있겠다고, 특히나 단무지무침이 맛있었습니다.
깨가 듬뿍 뿌려진 전복죽은 고소하고 진해서 맛있었습니다. 전복도 이만하면 적다고 할 수 없고 김치랑 함께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네요. 죽을 좋아하는 편이라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해물칼국수는 비주얼부터 합격입니다. 풍성하게 가득 올라간 해물이 시원한 국물 맛을 만들어줍니다. 면도 제법 많은 편이라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었고요,
다만 면이 불어서 좀 아쉬웠고, 심심한 맛으로 엄청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대신에 전복죽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 가지 정말 아쉬웠던 게.. 나무 젓가락인데요.
이상하게 나무젓가락에서 냄새가 많이 나서 먹기가 불편했습니다.
바닷가에 있어서 그런 건지.. 전복죽 먹을 땐 괜찮았지만 칼국수 먹을땐 나무젓가락과 면을 함께 입에 넣을 때마다 올라오는 냄새가 먹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제 뽑기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무젓가락 때문에 먹기 힘든 건 저도 처음이라 애매했어요.
그래도 풍경도 좋고 음식도, 밑반찬도 평타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이 좋으면 바다를 배경 삼아 소주 한잔 하기 좋은 낭만이 있는 ‘너울횟집’
한 번쯤은 식사를 하기에 괜찮은 곳이라 생각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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