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은 가끔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재밌게 봤던 드라마나 영화, 취향에 맞는 장르물을 추천해 줄 때마다 영화 한 편, 혹은 드라마 한편씩 찜을 해두곤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얼마 전에 다시 보게 된 짐캐리의 명작, 트루먼쇼. 사실 트루먼쇼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로 유명한 영화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있다거나,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위해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 어렸을 적 한 번쯤은 해본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욱 영화에 몰입해서 보게 되고 가끔씩 찾아보게 만드나 봅니다.
태어남과 동시에 티비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며 모든 사생활이 생중계되고 노출이 된다면? 내 주위의 가족과 연인, 친구, 직장동료 모두가 거짓이고 연기였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잔인한 일입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철학적으로 짚고 넘어간다면 윤리적인 행동에 반하는 극악무도한 형벌일 거 같습니다. 영화, 트루먼쇼는 이토록 잔인할 수 있는 소재를 무겁지 않게 명대사까지 만들어가며 잘 풀어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 짐캐리가 영화에 몰입하며 볼 수 있도록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연기를 펼쳐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일생을 라이브로 중계하며 하나의 오락프로그램으로 만들어가는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나올 수 있습니다. 짐캐리가 사랑한 사람, '실비아'는 이 사실을 트루먼에게 알리려고 노력하다 '세트장'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속에서 끌려나가는 로렌을 보며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트루먼. 영화 트루먼쇼를 보다보면 주인공이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노출되는 광고와 트루먼 주변인들의 뜬금없는 광고 멘트가 참 현실적이다~ 생각하게 만듭니다. 트루먼과 인사를 하면서 광고판을 배경으로 노출시키고 대화중에 생뚱맞게 광고상품을 언급하는 행동들은 모든 장소가 세트장인 상황에서는 이상한 행동들이 아닙니다. 트루먼과 가족 혹은 친구로 설정되어 트루먼쇼에 출현했던 배우들이 다시 '세트장'을 찾아오게 만드는 경우를 설정해 놓은 장면들도 인상 깊었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트루먼의 아버지를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거죠. 인간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잘 보여줍니다.
누구나 이 영화를 보고나면 내가 트루먼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한 번쯤을 해볼 거라 생각합니다. 가족과 친구가 모두 거짓이었고 자신을 진심으로 대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끔찍합니다. 트루먼처럼 실비아를 찾아 떠날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영화 트루먼쇼의 마지막장면은 결국엔 나도 함께 트루먼쇼를 시청한 시청자로 만들어버립니다. 가장 인상적인 명대사는 단연코 짐캐리의 마지막인사입니다. "In case I don't see you, Good morning, good after noon, good night." 트루먼의 앞날을 응원하면서도 다시 보지 못할 아쉬움에 눈물짓게 만듭니다.
내가 알던 거짓된 세상을 던지고 망망대해 바다로 떠나면서 트루먼의 사투를 바라만 봐야 하는 시청자 입장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모든 시련이 지나고 아침으로 세팅된 바다의 끝자락엔 평평한 하늘이 인쇄된 거짓말 세상의 끝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끝엔 진짜세상으로 나가는 계단이 보이고 마치 신이 된 듯한 트루먼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퇴장합니다. 이 모든 쇼가 끝나고 다른 채널로 돌리는 사람들의 장면이 너무나도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곱씹어보게 되는 영화, 트루먼쇼. 짐캐리였기에 인간적이었던 트루먼. 다시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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